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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추억 바나나맛 우유의 50년, 국가유산 등록될까?

by 325lazylife 202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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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마셔본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가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보통 국가 유산이라고 하면 전통 깊은 건물이나 장소가 생각나는데 어린 시절부터 흔하게 접해온 바나나맛 우유의 국가유산 등록이 화제입니다.  
이번 등록은 기존의 문화재개념이 확대되면서 현대 생활 속 아이콘도 국가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변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형성된 이후에 50년이 지닌 근현대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최근 국가유산청은 일본식 용어인 '문화재' 용어를 유네스코식 '국가유산'으로 변경해 국가 유산의 해석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서 전통적인 유산뿐 아니라 대중적인 소비재도 등록 대상에 포함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1974년 처음 출시된 이 음료는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한 디자인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용기 디자인은 전통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특유의 둥근 모양을 유지해 왔고,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국가유산으로 등록될 경우 바나나맛 우유는 현대 한국 사회의 생활문화와 산업발전에 대한 상징으로 보존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자동차 포니나 모나미 볼펜처럼 근현대 유물도 문화유산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향성과 일치합니다. 등록이 성사된다면 한국인의 추억과 일상을 함께한 바나나맛 우유가 공식적으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게 됩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은 바나나우유의 50년 역사와 변천사에 대해서 다뤄볼까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용기

 
 
역사


바나나우유는 1974년 6월부터 빙그레에서 판매한 우유입니다.  1964년 당시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현지 학생들이 우유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우리 국민도 우유를 마음껏 마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서독 정부가 50만 달러의 차관과 젖소 200마리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도 낙농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낙농 사업이 본격화되고 우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으나 우유를 소비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와 학교에서의 우유 급식 시작에도 불구하고 젖소의 흰 우유를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빙그레는 당시 수입 제한 품목이라 귀했던 과일인 바나나를 흰 우유에 접목시켜 바나나맛 우유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차별화를 위해 포장 용기도 유리병과 비닐 팩이 아닌 폴리스티렌을 이용하였습니다. 

 
빙그레의 전신 대일유업의 바나나맛 우유 광고입니다. 대일유업은 창업주가 1960년대 베트남에서 아이스크림을 제조해 미군에 납품하던 경험을 살려 만든 회사입니다.  하지만 계속된 적자로 1973년 당시 한화화약그룹(현 한화그룹)에 편입됐습니다. 대일유업은 1982년 현재의 사명인 빙그레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빙그레는 1998년 한화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후 꾸준히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한 여러 스테디셀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일유업 바나나맛 우유 광고

 


 용기 변천사

 

빙그레 제공

 

빙그레 제공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특유의 독특한 용기 모양은 공식적으로 단지라고 불리며 단지 외에도 항아리, 뚱땡이 뚱바 등의 귀여운 별명도 있습니다. 좌우로 부푼 350ml 캔 음료를 뚱캔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서 유래되었습니다.
 

용기에 담는 데만 급급했던 당시의 포장 분위기와는 달리 내용물이 보이게끔 투명하게 제작했고 이 특유의 디자인이 바나나맛 우유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로 남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도입할 때만 해도, 그리고 지금 시선에서 봐도 특징적인 겉모습 외에는 장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상한 디자인이었다는 것입니다. 원형, 심지어 가운데가 부풀어 있는 모양이라 사각 팩보다 운반이 불편하게 잡기도 힘들며 제조도 힘든 데다 제작 비용도 더 듭니다. 게다가 입을 대는 부분의 마감이 날카로워서 잘못 마시다간 입술도 베이기까지 하는데요. 하지만 이런 디자인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면서 용기 모양 자체가 빙그레 바나나우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용기 제조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제조한 다음 이 두 부분을 마주 댄 뒤 고속 회전을 시키며 발생하는 마찰열을 이용하여 접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당시엔 한국에 기술이 없어서, 이 포장을 위해 독일에서 접합 장비를 비싼 돈을 들여서 구매했었다고 하죠. 현재는 이 설비 제조사가 없어져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용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빙그레뿐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하죠. 
 

나무위키

 
해외에서는 유통기한 문제도 있어 단지 모양이 아닌 그냥 팩 모양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포장지엔 특유의 모양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삼각 팩이 더 맛있다는 풍문이 있는 커피포리 200과는 달리 팩 버전도 맛은 똑같다고 합니다. 
 


 

마치는 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시대와 세대를 잇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바나나맛 우유가 50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는 단순한 맛을 넘어 우리들의 어린 시절 추억과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앞으로도 바나나맛 우유가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기억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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